나나(진 금란) 자매님

안 남희 집사

자매님을 생각하면 해맑은 얼굴과 “집사님 몸이 점점 좋아지고 있어요.”했던 목소리가 귓전에 맴도는군요. 자매님은 조용하고 순수함과 긍정적인 성품으로 가끔 우리에게 도전을 주었지요.

자매님의 nickname이 나나였었지요. 2 주전 토요일 나물 몇 가지와 나박김치를 들고 자매님을 방문했을 때 야윈 모습을 보고 “살이 약간 빠진 모습이 더 예뻐 보이네요” 했더니 살며시 웃으며 “집사님, 요사이는 날씨가 좋아서 걷거든요. 신경이 살아나느라 몸이 힘들지만 좋아지고 있어요.” 이 말 한마디가 이 세상에서 마지막 대화가 되어 버렸군요.

자매님은 2, 3년 전 우리 성경공부 할 때 이런 간증을 해 주셨지요 “전 아프고 어떤 땐 정신이 없지만 마음은 참 평안합니다. 1년 동안 8번 수술을 했는데 지난번 병원에서 infection된 부분을 수술 한 후 dressing change할 때 수술 한 곳을 거울에 비춰보고 많이 놀랐어요. 보기도 흉하고 뻥 뚫린 데다가 또 눈은 왜 그렇게 깊어 보이는지 이런 상태에서 제가 아무렇지 않게 숨을 쉬고 이렇게 걷고 있다는 게 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속으로 기도했답니다. 하나님! 이렇게 사랑해 주시고 마음에 평안 주시니 감사합니다. 했더니 눈물이 나더군요 그 전에는 돈이 제일 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아프고 나니까 하나님의 사랑이 느껴지고 예수님 잘 믿는 게 제일이더라구요 그리고 이렇게 나를 위해 기도 해 주고 염려 해 주시는 우리 자매님과의 만남이 너무 너무 좋아요.”하셨지요.

자매님,
건강하면서도 감사 할 줄 모르고 불평했던 제 자신이 몹시 부끄러웠답니다. 힘든 투병 중에도 하나님의 사랑을 사모하며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을 가지고 오뚝이처럼 일어섰던 나나 자매님의 모습은 참으로 보기 좋았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도 안쓰러우면서 아름다워 보였는데 하나님이 보시기엔 얼마나 아름다웠을까요? 우리 모두는 나나 자매님의 모습을 보면서 은혜 받았지요. 가장 예민한 눈과 머리 부분을 10번이나 도려내고, 깎아내고, 끌어냈는데 그 통증과 후유증은 말할 수 없이 힘들었을 텐데 그런 나나 자매님을 자주 찾아보지 못하고 외로울 때 같이 있어 주지 못했던 게 우리 모두의 가슴을 아프게 해주는군요. 이 다음에 만나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저 뿐만 아나라 우리 모든 자매님들이 하고 싶은 말일꺼예요.  나나, 미안해. 정말 정말 미안해.

수술 후 항상 머리가 시려워 두꺼운 모자를 쓰고 이불까지 덮어도 머리가 시리다고 하셨지요.  나나, 이제 더 이상 머리가 시리지 않지요?  더 이상 nerve 손상으로 오는 형용 할 수 없는 괴로움은 없어졌지요?   그 동안 힘이 없어 입을 크게 벌려 큰소리로 찬양 드리지 못 했지만 이제 하늘나라에서 맘껏 찬양 드리십시오. 언젠가 다시 만날 때를 기대합니다.                      안 남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