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주시고 우리의 삶을 풍성케 하시는 하나님

김 원우 집사
 
1년 반 전 추운 겨울, 몇몇 우리 교인들과 함께 서너 가정을 방문하여 복음 전하던 일이 떠오른다. 그저 밤낮 직장에서 일만 하다가 40세 후반에 겨우 가정을 이루었는데, 간암 선고를 받은 베트남 친구. 복음을 나누면서 그의 눈물에서 빛으로 반짝이시는 예수님. 졸업 후 갓 결혼하여 직장을 구하다가 여의치 않은 우리 교회 젊은 부부, 무엇으로 그들에게 용기를 줄까 생각하다 복음을 나누면서 가졌던 그 교제의 시간들. 지금은 비록 다른 교회에 다니지만 오직 하나님의 은혜 속에 살기를 기도한다. 신앙생활 하다 상처받은 후 10여년을 교회를 등지고 자기 멋대로 살다가, 복음을 통해 삶을 회복하고 지금도 열심히 1.5세 청년들을 위해 사역하는 친구. 두 번씩이나 찾아 갔다가도 교회에 대한 실망이 너무 커 복음 듣기를 끝내 거부하던 우리 교회 한 교인. 비행기 안에서 얘기 도중 복음으로까지 대화가 깊어져 죄는 인정하면서도 끝내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은 일본 친구, 하지만 이메일로 다시 한번 도전하려 기도로 준비한다.

먼 과거로 돌아가 본다. 복음 되신 예수님을 만나고 전도(참길 되신 예수를 나누는 일)의 훈련을 받으면서 언제나 나를 누르던 것들- 창피하지 않으냐/ 이상한 질문으로 도전할까 봐 두렵지 않으냐/ 너의 삶도 그저 그러면서 좀 낯두꺼운 일 아니냐 등등. 그 후로도 하나님 모르는 친구들이 학교와 직장에서 나를 앞서 승승장구 할 때의 그 무력감. 부부 싸움 후의 나를 돌아 볼 때...  지금도 복음 전하는 일을 주저할 이유와 좌절의 순간들을 대라면 얼마든지 많다.

먼저 왜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복음 나누기를 주저하는지 또한 부끄러워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 보고, 그 대답을 진지하고 정직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첫째로, 내가 복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인 후 하나님을 순종하고자 하는 거듭난 자인가 이다.  하나님에 대해 살아있는 자만이 살아있는 말씀을 영적으로 죽어있는 사람에게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약간의 훈련과정이 필요하다. 복음의 내용을 하나의 그림으로 그린 후, 그 기본 단어들의 성경적 정의를 이해하고 간략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또한 혼자 전하기 주저하는 분들을 위해 당분간 2-3명 그룹으로 서로 격려하고 기도로 후원하며 하는 공동체 훈련은 아주 좋은 것이다.

세째로, 구원에 대한 확신뿐만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복음을 체험/확인하며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풍성한 삶을 누리는 가이다. 현실의 삶에서 예수님을 내 주인으로 모시고 주요 결정의 순간마다 내 욕망과 야망을 그분 앞에 내려놓는가 이다.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내 인생을 그분의 손에 맡기는가 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금/은 보다도 더 귀히 여기고 사모하라는 성경말씀에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로 화답하는가 이다. 정말 예수님이 내 인생에 가장 소중한 분/존재인가 이다. 이 가장 소중한 것을 나누는 것은 이제는 내게 기쁨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다면 잠시 잠깐은 전도에 동참할 수 있지만, 어느 상황/지역에 따라 평생 할 수 있는 하나님의 일은 될 수가 없다.

내가 가진 재물이나 시간을 남들과 나누면 마음의 기쁨은 더할 수 있지만 반드시 그에 따라 나만의 몫은 줄어든다.  허나 이 참 생명인 복음은 나누어주고 또 나누어도 줄어들지를 않을 뿐더러 내 삶을 더 풍성히 할뿐이다. 성경 말씀 그대로 참 좋으신 하나님일 뿐이다. 이미 하나님께서 다 이루어 놓으신 구원의 사역에, 미약한 우리로 동참케 하시는 하나님의 여유와, 그 기쁨의 열매를 우리와 나누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본다. 이 복음 나누는 일을 할 때나 하나님을 묵상할 때마다, 잔잔한 기쁨을 가랑비처럼 촉촉이 적셔 주시는 아름답고 영원한 내 주인 되신 예수님을 숨쉬게 된다.

오래 전 한 인천 촌놈을 떠올린다. 그 친구한테 공짜 비빔밥 얻어먹었다가 시험기간인데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좇아갔어야 했던 성경 강연회. 일주일동안의 마지막 날, 복음을 접하게 하신 하나님. 그 친구가 고맙고 나 또한 녀석처럼 하나님 사역에 쓰임 받고 있으니 감사할 뿐이다. 미련하게 보이지만, 하나님은 아직도 일대일 전도를 통해서 거듭나게 하시기를 기뻐하시고 그래서 천사도 이 일만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부러워하는가 보다. 이사야62:1-3절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이유(이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려고)와 우리에 대한 그 크신 기대(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낼 자)를 본다.

세상 살아가는 근심으로 하나님과의 교제가 잠시 시들어 갈 때, 위로와 권면을 주신 장로님들께 감사를 드리고 테잎과 신앙책자를 통해서 힘을 주시는 자매들께도 감사와 축복의 기도를 드린다. 신앙생활에서도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살게 하시는 하나님,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 자매 된 분들을 통해서도 간섭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