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습니까?

김 원우 집사

이든 프레리 가정교회가 이다이나에서 분가하여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또 두 가정교회로 분가하는 이 시점에서 그 과정을 돌아보고 왜 이렇게 해야하는 지를 구성원들은 물론 다른 가정교회와 우리 교회에도 참조가 될 것 같아 이 글을 씁니다.

먼저 이번에 아이들을 포함한 구성원 수가 많아져서 분가 하지만 저희들이 전도를 통하여 숫자가 늘어난 것이 아님을 밝혀 둡니다.  또한 이런 분가에 대해 염려와 반대 의사도 많이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가정교회 담당 목사님과의 상의와 구성원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분가라는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저의 미숙함에도 불구하고 인도자인 제게 말씀사역도 함께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황 장로님께 감사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하다 함은 많이 부족하지만 우리의 가능성을 보시고 맡겨주심이요, 죄송하다 함은 기대에 많이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고자 하시는 황 장로님께 다시 한번 하나님의 은총을 기도합니다.  또한 아래에 기술할 몇 가지 회개할 점들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저와 구성원 그리고 교회에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로, 말씀공부에 대비해 성경 본문을 충분히 반복해 읽고 내용에 빠져든 후 보충교재를 보며 질문과 나눌 얘기 등으로 준비된 상태에서 임해야 하는 데, 구성원 대부분은 즉석에서 읽고 답하는 정도이었습니다.  ‘무엇 때문에 준비를 못하였을까’라는 질문에 우리는 정직하게 바른 답변을 해야 하고, 이 점은 가정교회 사역의 성패를 가름할 것입니다.

둘째로, 성경공부에 충실할 때 성경본문을 우리 실생활과 연관지음으로 중보기도와 교제시간에 더욱 깊이 있는 나눔의 시간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을 달성하지 못함이었습니다.  특별히 이의 부족으로 인해, 교제시간에 서로 관심 있는 세상일이나 특정 전문분야의 얘기가 계속됨으로 소외되는 부류가 커지고 구성원간 교제/관계의 단절 요인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가장 혼낼 부분이라 두렵고 떨립니다.  특별히 몇몇 상처받은 분들께 깊이 용서를 빌고, 새 가정교회에서 꼭 치유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셋째로, 헌금시간에 하나님께 대한 감사로 준비된 상태에서 정성껏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기를 바라서 헌금함을 돌리지 않고 가정 예배를 마친 후 넣기로 했는데 잘 되지 않았습니다.  선교헌금이라고 이름은 거창한데 마음 씀씀이와 관심의 정도 그리고 액수를 봐서는 오히려 하지 않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예 없었으면 하지 못하는 선교에 대한 부담이 있을 텐데, 이 ‘시늉’ 때문에 스스로 잘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 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넷째로, 직업상 또는 가정문제로 인해 나올 수 없는 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충분한 노력을 하지 못했습니다.  한 영혼에 대한 애정이 많이 부족했음을 자백하면서 토요일만이 아닌 일요일 또는 주중(?)까지도 고려했었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요, 여러분과 하나님의 지혜를 구할 뿐입니다.  

다섯째로, 어른들 시간에 비추어 같은 시간에 아이들은 거의 무방비 상태고 내버려두는 상태입니다.  주로 우리에게 방해만 하지 않게 비데오를 보게 하거나 게임기를 하게 하는 선에서.  1년 전 가정교회 전체모임에서도 몇 가지 방법을 제시했는데 교회여력이 없는 것 같아 아무런 지원이 없는 실정입니다.  

여섯째로, 많은 교회에서 ‘가정교회’라는 이름만 쓰면 다 될 듯한 생각을 하지만, 한 교회 내 그 많은 가정교회가 한 목표를 갖고 뛸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살아있는 예배’에 그 기호가 있음을 말입니다.

이처럼 겉으로 드러난 것들 밑에는 어떠한 원인이 있을까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말씀 묵상과 하나님과의 교제를 통해 주시는 위로와 기쁨 그리고 힘을 충분히 누리지 못함이 아닌가 합니다.  구성원의 반이 넘게 아직도 일대 일로 직접 ‘복음’을 나누며 최소한 영적 생사를 확인조차 못한 저의 책임이 큽니다.  앞으로 교회에서도 이 영적 거듭남의 사역에 힘을 기울이기를 간청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로이 태어난 영적 아기들과 각 신앙 단계별로 이들을 이끌어 주는 일에 아무런 관심과 준비가 없는 현 우리교회 상황을 보면서 지도자들의 각성과 자원자들을 위해 기도할 뿐입니다.  신앙의 연륜과 열정 그리고 은사가 있으신 여러 교인들에게는 교회에서 기회를 주셔서 가르치게 하는 것도 한 시작이 될 것입니다.

아파서 시름거리는 우리 교회 얼굴에 화장기만 두꺼워지는 것을 보며 가끔씩 드러나는 화장기 없는 파리한 모습과 겨우 숨만 유지하는 지체들을 접하는 것은 괴로움입니다.   일요일 한 번 예배보러 가 주고 한 달에 한번 가정예배에 참여해 주고, 평상시에는 내 생각과 내 욕심대로 살고있는 우리들에게는 너무 무리한 요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영적으로 죽어있는 이들도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한 뿐입니다.  끼리끼리 모이는 것 좋아하고 그저 ‘이곳이 좋사오니’로 일관하여 편안한 곳(comfort zone)에서 대충 지내도 누구하나 도전하며 나무라는 사람도 없고 앞으로 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볼 수 없습니다.  또한 KPCM내에서도 나이별 계층간에 신앙의 교류가 여의치 않고, 우리 젊은 디모데/바울 회원들과의 신앙/삶의 교류는 더욱 요원하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로 태어나고 하나님의 말씀 묵상과 적용을 통해 살아 계신 하나님을 삶에서 확인하며, 인생에서 가장 큰 기쁨이 되셔서 더욱 하나님께 의존하시는 성령님, 끝내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심장--긍휼’을 소유하고 키워 가게 하셔서 주위 사람들에게 얘기하게 하시는 하나님 그리고 복음되신 예수님.

하나님의 때에 성령께서 간섭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에스겔 37:1-10 말씀을 통해 현 상황을 기초로 앞을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를 기준으로 지금의 상황이 어느 시점인지를 파악하고 앞으로 하나님께서 이루실 그 일들을 신뢰함으로 우리의 모든 것을 하나님께 전적으로 맡기게 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지금까지 2년 남짓 가정교회를 두루 보고 체험하며 현실을 바로 보게 하신 하나님 (:2), 끝내는 성령을 통해 이 무리를 살리시겠다는 하나님의 열심과(:5) 그것이 이루어져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도록(:6) 하시는 하나님.  나의 역할을 보여 주시고(:7, 9,10) 마침내 이 가정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영적 군사들로 만드시고야 마시겠다는 하나님(:10)을 멀리서 기쁨으로 바라봅니다.  하나님께서 이미 계획하셨고  시작하신 것을 본 이상, 지금의 상황에 따라 comfort zone에서 그럭저럭 보내고 싶은 내 생각은 하나님의 뜻과는 완전 반대이므로 내려 좋기로 했습니다.  이제는 하나님의 간섭과  인도하심을 보고 순종함으로 이루어 질 그 모든 일들을 주리는 일만이 남은 것입니다.  비록 그 과정이 시간이 걸리고 힘들고 때로는 고통스런 시기도 있겠지만 말씀을 꼭 지키시는 신실하신 하나님을 가슴으로 알기에 평안과 설레임으로 이든 프레리 가정교회의 분가가 바른 결정임을 재확인하며 온전히 맡길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이 글을 마무리하는 도중에, 몇 분들을 중심으로 이미 기도모임을 통해 가정교회 사역에 성령께 역사하실 수 있는 ‘불씨’역할을 시작하시는 것 듣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하나님은 저의 가장 큰 약점 중의 하나인 부족한 기도를 아시고 동역할 길을 준비하셨기 때문입니다.  

오래 전 어느 학생이 대학교 교내 지도를 들고서 자기가 찾고 있는 건물을 지도에서 가리키면서 제게 물어 오던 질문을 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저와 당신이 서있는 곳이 이 지도에서 이디 입니까?”  우리도 이제 똑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교회가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이고,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습니까?“